실험실 1기(그린워싱)와 2기(청년 주거)를 함께하며 참 알찬 경험을 했습니다. 하나의 주제로 협업을 통해 결과물을 만드는 프로젝트의 매력에 빠졌달까요? 흩어진 데이터를 하나씩 모았을 때 맥락과 스토리를 갖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조금 더 나아간 욕심이 생겼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익데이터를 소개한다면, 더 재미난 프로젝트들이 더 많이 제안되지 않을까?” 프로젝트 활동만큼 길고 ‘찐’하지는 못하더라도, 공익데이터를 위한 일종의 넓고 얕은 지식을 나눠보는 시간도 가져보고 싶은 욕심 말입니다. 모두를 위한 데이터 교육, 실험실 3기 과정은 여기서 출발했습니다.
3기는 총 3번의 짧은 교육과 실습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딱 3주, 매주 화요일 저녁, 충정로역 인근 어느 세미나실에 매주 20여 명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공공데이터 혹은 공익데이터가 궁금한 사람들이 곳곳에 이렇게나 많았다는 사실에 내심 놀랐는데요. 제각각의 관심사와 활동 주제를 가진 사람들이 데이터라는 키워드로 한자리에 모일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했고요. 짧은 시간 안에도 개념을 이해하고, 사례를 학습하며, 기본적인 방법론과 활동의 의미를 알아가기 위한 밀도 있는 교육과 실습을 번갈아 진행했습니다.
언뜻 보기에 별다르지 않은 교육의 풍경이지만,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데이터 강의는 아니었습니다. 내가 이 자리에 온 계기, 관심 있는 주제, 실습을 통해 생긴 궁금증들을 실시간으로 나누고자 했죠. 마지막 3강에서는 각자 노트북을 펴고 앉아 필요한 데이터를 자유롭게 검색해보고, 다운받은 스프레드시트를 이리저리 만져보며, 궁금한 지점을 메모해 함께 묻고 답하는 ‘짧은 공동작업’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흥미롭게도 ‘공익데이터에 대한 궁금증'이라는 키워드만 같을 뿐, 현장에 모인 참여자들의 일 경험과 관심 분야는 각양각색이었습니다. 기후 위기에 관심 있는 시민 모임을 운영하는 시민도 있었고, 연구에 필요한 시민데이터를 알아보고 싶은 대학원생도, 속한 단체의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아카이빙하고 싶은 활동가도 있었습니다. 20여 명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니 20여 개의 관심 주제(혹은 제안하고 싶은 프로젝트 아이디어)가 만들어진 셈입니다.
재미난 프로젝트 제안들을 듣다 보니, 교육에 참여하지 못한 더 많은 사람들의 상상들도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3기 데이터 교육과정을 조금 더 다듬어, 어렵지 않게 데이터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방법론과 노하우를 담은 공익데이터 활동 가이드북을 제작했습니다.
3기 실험실은 말 그대로 ‘시작’입니다. 참가자들이 저마다 하나씩 만든 ‘데이터 액션 캔버스'를 구체화해 실제 수집과 액션을 만들어내기 위한 첫 단계가 끝난 것뿐입니다. 지금부터 살을 붙이고 다듬어나가는 작업은 각자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을 반드시 혼자서 해나갈 필요는 없습니다.
총 세 기수의 실험실 활동을 한 장면으로 요약한다면 위 풍경과 같은, 협력과 공동작업이 이루어지는 현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공익데이터’ 혹은 ‘데이터 액티비즘’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기도 한데요. 함께 토론하고, 데이터셋을 다듬고, 추가로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해오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이터 액션의 과정은 어쩌면 “자발적 기여와 협력”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이런 작업은 당연히 혼자보다는 함께일 때 더 효과적이겠죠.
누구나 스마트폰을 보다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뉴스를 보다가 문득 이런 고민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는 어디서 오는 것이며, 어떻게 관리되는 걸까?”부터, “내가 이런 것들을 좀 더 알아보고, 뭔가 만들어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나 혼자만 했던 고민을 함께 나누고, 프로젝트로 작당해보는 활동을 빠띠는 앞으로도 더 많이 만들어가려 합니다. 모두가 참여할 수 있고, 모두에게 이로운 공익데이터의 세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글 | 나기 (데모스X 리빙랩팀 크루)작지만 손에 잡히는 좋은 협업 작당을 더 많이 경험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