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고흥지역문화포럼] 인터뷰 | “지역은 내게 맑은 눈과 마음을 선물하는 곳” 전남 고흥 화가 박성욱 씨

데모스X
발행일 2024-01-18 조회수 34
지역문화컨퍼런스

“지역은 내게 맑은 눈과 마음을 선물하는 곳”

― 전남 고흥 화가 박성욱 씨
 

* 본 게시물은 "지역문화컨퍼런스 in 고흥" 플랫폼에 업로드 된 현장 기록을 스크랩한 것임을 알립니다.


 
‘초록누룽지’라는 재미난 활동명으로 전남 고흥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는 화가 박성욱 씨. 자연과 관계, 이해, 가족, 생태 등을 요즘의 화두로 삼고 있다는 그는 본업인 ‘예술’을 통해 지역을 변화시킬 방법을 고민하는 지역문화생산자다. 고흥지역문화포럼 현장에선 “공공기관, 행정과 함께 일할 때 어떻게 안 싸울 수 있냐”는 유쾌한 질문으로 많은 참석자의 공감을 끌어냈던 그는 이번 포럼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초록누룽지’라는 활동명이 특이한데요.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자연의 여유’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에요. 제 그림에 사인을 남길 때 사용하고 있는 이름이기도 하죠.
‘초록’은 자연을 의미하고요. ‘누룽지’는 여유를 의미합니다. 누룽지밥을 만들려면 배가 고파도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니까요. 이 두 단어를 조합해 ‘자연의 여유’라는 뜻을 만들었죠.
 
고흥에는 언제부터, 어떻게 살게 되셨나요? 고흥 또는 지역에서 살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도시에서의 삶이 세상을 보는 눈을 흐리게 한다는 걸 깨닫고 맑은 눈을 찾기 위해 전국 도보 드로잉 순례를 떠났었어요. 그 과정에서 제 작품이 시골마을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경험도 할 수 있었고요. 사실 시골마을에서 예술가의 작품은 아무런 쓸모가 없을 거라 여겼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걸 배우며 기쁨을 느끼기 시작한 거죠. 그렇게 8년 전 고흥으로 이주하게 됐어요. 지금은 포두면에서 가족과 함께 그림 그리고, 농사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왜 고흥이었냐고요? 우리나라에서 개발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아 자연이 잘 보존된 지역이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제주도와 같은 온난한 기후이고요. 땅값도 제일 쌌습니다(웃음).
 
그렇게 정착하게 된 지역에서의 삶은 어떠셨나요? 스스로에게 지역에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지역은 저에게 세상을 맑게 보는 눈과 마음을 단련해주는 곳이에요. 사회의 욕망에 길들여지지 않고 주체적으로 나의 존재를 느끼면서 ‘진짜’ 살아간다는 의미를 매일 곱씹을 수 있는 게 지역이죠. 사실 지역은 ‘그냥’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에서의 경험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으니 예술가로서도 도움이 되고요. 휩쓸리지 않고 자유롭게 살 수 있다는 기쁨이 충만합니다.

고흥 사람으로서 고흥에서 열린 포럼에 대한 기대도 있으셨을 거 같은데요.
고흥군문화도시센터를 통해 포럼 소식을 듣고 참가하게 됐습니다. 사실 고흥 같은 작은 지역에선 상상하기 힘든 행사였던 터라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죠. 전국의 지역문화생산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고민, 경험을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렜습니다. 물론 시간이 짧아 참가자들 간 긴 대화나 질문이 오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게 참 아쉬워요. 궁금증으로 가득 찬 풍선을 들고 돌아온 기분인데요. 언젠가 이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자리가 또 마련된다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100명이 넘는 지역문화생산자가 모이는 포럼은 그 자체로 멋지고 귀했습니다. 다만 그 100명 중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더라고요. 저도 예전에 문화 기획 일을 했었는데, 이제 제 또래의 시대는 저물어 가나 봅니다(웃음). 모두 파이팅입니다.
 
새해에는 어떤 활동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그동안 이런저런 예술 활동을 기반으로 지역 공동체 활동을 이어왔는데요. 새해에는 조금 더 개인적인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작품 활동에 매진해보고 싶어서요. 고흥의 자연과 사람들의 공생관계를 그리고 싶은 꿈이 있는데 그 꿈을 향해 계속 나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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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사진 | 박누리(월간옥이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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