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5, 빈칸을 채우다] 2. 경남에서 #건강_으로 연결되고 채워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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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04-03 조회수 71
지역생활실험실@055

055, 빈칸을 채우다

2 경남에서 #건강_으로 연결되고 채워지는 이야기

'055, 빈칸을 채우다' 지역생활실험실@055*의 9개 프로젝트가 채워나가는 경남의 매력, 그리고 새로운 연결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지난 2월 24일에는 경남에 살고 있는 우리가 가진 다양한 경험과 정보를 연결해서 더 나은 경남을 위한 로컬 지식 위키로 만드는 ‘055 연결의 현장'을 진행했는데요. 그 현장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다채롭게 빈칸을 연결해 나가는 이야기를 시리즈로 선보입니다.

* '지역생활실험실@055'는 경남이 가진 매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지역의 가능성을 기반으로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 간의 연결을 통해 도전을 시도하는 리빙랩 프로젝트입니다.


> 사회적협동조합 창원 도우누리. 돌봄 서비스 제공과 일자리 공급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산청은 전체 인구 중 38.3%가 노인으로 초고령 지역이다. 지역 중심 주민 의료서비스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문제 의식 아래, 경남산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나와 이웃을 돌보는 건강지킴이!’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서로의 건강을 함께 돌보는 노노케어(老 -老care) 실험, 의료협동조합 한의사와 함께 의료봉사 활동 등이 대표적이다. 상대적으로 대도시에 위치한 창원 도우누리는 돌봄 서비스 제공과 일자리 공급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사회적협동조합이다. 경상남도 지역에서 건강 의제를 주제로 활동하는 두 단체가 만나 의료 협동조합 운영과 지역에서의 의료 공백에 대해 논했다.

> 경남산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경영실무총괄 박인자, 사회적협동조합 창원도우누리 이사장 유한영, 사회적협동조합 창원도우누리 전 이사장 김미득.

 

하고 있는 일과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 지향하는 가치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사회적협동조합 창원도우누리 전 이사장 김미득(이하 김미득)

저희는 취약계층 노인·장애인·저소득층 돌봄 서비스를 하고 있어요. 작년에 중장년 일상 돌봄 서비스를 시작했고요. 가사 서비스 인증 기관이기도 합니다.

경남산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경영실무총괄 박인자(이하 박인자)

저는 연령대에 맞는 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20대에는 시민사회 활동을 했고, 30대에는 아기 낳고 생활협동조합 운동을 했어요. 50대에 접어들면서는 협동조합을 통해 당사자 운동을 하고 있죠. 결국 자신의 필요에 의해 사회 활동가로 살아온 거에요.

> 경남산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경영실무총괄 박인자.

 

지역의 의료 공백과 같은 문제들을 느끼셨던 경험이 있나요?

박인자

지역 안에서의 의료 공백은 한국 사람들 모두 피부로 느끼는 문제죠. 젊은 사람들은 병원 시스템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다만 저희는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가 터지면서 의료가 공공재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의료 공백을 메꾸기 위해 의료협동조합을 설립해야 한다는 민간 차원의 논의는 있었지만, 실제로 만드는 건 굉장히 쉽지 않은 일이죠. 이제는 조금씩 체계화되는 시기에 접어들었지만요.

사회적협동조합 창원도우누리 이사장 유한영(이하 유한영)

지방의 의료 체계가 부족해 서울에서 항암이나 수술을 받는 분이 많아요. 작금의 의료 사태 때문에 서울에서 입원하지 못하고 지방으로 내려온 분도 계시고요. 박인자님 말씀대로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노력해야해요.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겠다는 생각으로 줄곧 살아왔죠.

김미득

우리 협동조합도 원래 가사 간병만 하다가 장애인 간병, 장기요양, 돌봄까지 사업을 늘렸어요. 이제는 주간보호시설과 영양사·조리사가 딸린 급식센터도 운영해요. 항상 건강 상태를 지켜봐야 되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지역 의원과 협업해 정기적인 검진을 받을 수 있게 했어요. 어르신 주치의 제도죠. 돌봄을 하는 사람들의 건강도 같이 살필 수 있도록 리더 과정 교육을 두 차례 정도 진행했어요.

 

> 사회적협동조합 창원도우누리 이사장 유한영.

의료협동조합을 꾸리며 좋은 점도, 고민도 있으실 것 같아요. 조합원 모집과 교육에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유한영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건 쉽지 않죠. 조합원들과 만나서 소통하고 계속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해요. 총회를 하나 열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죠.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도 커요.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할 당시에도 준비 과정이 조금 길었어요. 2016년도에 조합원 전체가 1박 2일 워크숍을 가서 난상 토론을 하며 방법을 찾아나갔죠.

김미득

저희는 조합원 가입을 바로 안 시켜요. 교육을 일단 받고 수습 기간 3개월이 종료되면 조합원 가입을 시키는 형태죠.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가 있으니 조합원들 자체적으로 십시일반 출자해서 건물을 사기도 했어요. 이런 게 협동조합의 매력이죠. 일상적인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말한 바에 대해 책임도 지고요.

 

협동조합이 잘 되려면 문화가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김미득

경남산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창립 단계와 안정 단계까지 모범적인 모습을 많이 보였죠. 정말 많은 워크샵과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쳤거든요. 이런 준비 과정이 중요한 것 같아요.

박인자

협동조합마다 상황이 다르잖아요. 저희는 서비스가 필요한 분들끼리 만든 협동조합이라 가질 수 있었던 장점들이 있었어요. 꾸준한 방향성을 가지고 조합원 전체가 의식화돼야 되는데 그러려면 교육에 시간과 노력이 굉장히 많이 필요해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다 보면, 결과적으로는 성숙된 인간으로 도약할 수 있어요. 이게 협동조합의 목적이 아닐까 싶어요. 돈도 벌고, 좋은 관계도 만들고, 자아도 실현하고, 자기가 누군지를 알아갈 수 있게 끊임없이 들여다볼 수 있는 터전이 되는 거죠.

 

> 사회적협동조합 창원도우누리 전 이사장 김미득.

 

협동조합을 운영하시면서 도움이나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지점이 있으신가요? 

유한영

협동조합 업무를 전업으로 하는 활동가가 현재 없어요. 조합원 각자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상태로 활동을 하고 있어요. 법인 담당자와 활동가가 한두 명 정도 있으면 조금 더 잘 굴러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조합비로 한 달에 300만 원 정도 들어오는데, 이 돈으로는 부족해요. 너무 빠듯하게 운영하고 있는 상태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해요.

김미득

이어 얘기하자면, 저희의 목표는 사회적협동조합의 요양원과 장례시설을 운영하는 거에요. 협동조합이 다 담보하고 운영하기에는 자본 등의 압박이 만만치 않죠. 그래서 지역사회와 연대해서 운영해보는 건 어떨까, 그렇다면 돌봄이 선순환되지 않을까 기대해요.

박인자

작년 여름 기점으로 사회적경제나 협동조합에 대한 지원 전체가 거의 반토막이 났잖아요. 현장에서는 굉장히 힘들게 일을 하고 있어요. 정부 지원은 훨씬 더 많아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정부와 효율적으로 협업하면서 오류를 없애는 것을 노력해야 해요. 선진국들은 그런 노력을 100년 전부터 해왔다면 우리는 이제 시작을 하고 있죠. 여러가지 실험을 하고 성과를 쌓아가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세대 간 연결이나 지역 간 연결 관련해 해볼 수 있을 만한 일이 뭐가 있을까요?

박인자

조합원들을 경상남도 전역에서 유치해보려고 하는 노력도 할 수 있죠.

김미득

학교 에서 사회적 경제에 대한 기본 과목을 넣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경남대학교와 인턴제를 해본 적이 있어요. 학생들이 방학 동안 취업해서 사회적 경제에 대해 알고 가는 과정이었죠. 미용 고등학교 학생들이 와서 어르신들께 화장과 네일 케어를 해주는 일도 해봤어요. 비록 지속성이 없다는 한계는 있었지만,이렇듯 청년과 연결고리를 지속적으로 가져가는 게 필요해요. 

 

경상남도에서의 삶이 어땠으면 좋겠는지, 바라거나 지향하는 게 있으신지 궁금해요.

유한영

저희들도 세대 교체가 조금씩 이루어져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제가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주간보호시설을 가거나 요양원을 이용할 때, 창원 도우누리를 바라보면 흐뭇한 날이 오길 바라죠.

김미득

어르신이 집에서 혼자 생활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설사 치매가 걸려서 길을 잃어도 자신의 집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그것처럼 행복한 지역은 없을 것 같아요. 건강 의료와 돌봄이 지역에서 안착이 잘 된다면 그런 사회도 오겠죠. 

박인자

진주, 창원, 산청에서 10년 안에 좋은 요양원을 만드는게 단기적인 목표에요. 지금은 우리 부모님을 보내고 싶은 요양원이 없거든요. 우리 세대에 씨름해야 될 일인 거죠. 그래서 협동조합에 대한 많은 지원과 실험을 도민들이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지역에서 긴 호흡으로 의료 분야의 의미있는 변화를 협동조합이라는 방법을 통해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모습이 희망적이다. 다만 정부 지원 확대와 민간 협력 강화가 절실해 보인다. 이들의 헌신이 모범이 되어 세대와 지역을 초월한 연결로 이어지길 바란다.

 

✏️ 글, 사진 : 차종관
대학언론인, 기자 이후의 삶을 모색 중인 청년. 언젠가 문제해결 비즈니스를 일굴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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