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건강·지역경제·지구를 살리는 로컬푸드

데모스X
발행일 2021-08-31 조회수 299

열린소통포럼은 국민이 참여하는 대표 정책 공론장입니다. 한 달에 한 번, 국민들의 생활 속 문제를 중심으로 포럼 주제를 선정하여 해당 의제에 관심 있는 국민, 정부,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토론합니다. 정부 부처는 토론 내용을 바탕으로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 수 있는지 검토합니다. 본 회차는 '건강·지역경제·지구를 살리는 로컬푸드'를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사업 개요

  • [사업명] 2021 열린소통포럼
  • [유형] 공론장
  • [기간] 2021년 3월~12월(10개월)
  • [주제] 로컬푸드, 농촌, 건강, 지역경제, 환경
  • [대상] 전 국민, 행정기관, 시민사회, 전문가, 기업
  • [주최·주관] 행정안전부,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코로나19와 기후 위기 등으로 농수산물 수입이 불안정해지면서 더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 8월 25일 “건강·지역경제·지구를 살리는 로컬푸드” 를 주제로 제6차 열린소통포럼을 개최하였는데요. 많이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낯선 단어인 ‘로컬푸드’에 대해 정책 전문가, 활동가, 관계부처 담당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유튜브 광화문1번가 열린소통포럼 채널을 통해 대화 나눴습니다.
본격적인 발제에 앞서 박병홍 농림수산식품부 차관보의 주제 소개가 있었습니다. 박병홍 차관보는 로컬푸드는 단순히 식품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생산자를 포함한 지역사회 전체와 환경까지 어우르는 주제임을 강조하며, 농림수산식품부가 2015년 농산물 직거래법을 도입하고 지역 먹거리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지역 푸드플랜을 111개 지역에서 실행하는 등 꾸준히 로컬푸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음을 알렸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열린소통포럼 온라인 사전토론에서도 43명 중 40명의 국민 참여자분들이 로컬푸드의 개념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답변하여 로컬푸드에 대한 높은 인지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발제 1. 로컬푸드, 안전한 먹거리와 지역경제순환

첫 번째 발제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식품시스템연구부 정은미 연구위원이 맡았습니다. 로컬푸드 운동은 어떤 맥락에서 등장했을까요? 20세기 들어 산업화가 진행되고 식자재 생산자와 소비자가 분리되면서,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극단적인 편리함을 추구하고 제철보다 이른 식품이 높은 이윤을 창출하게 되자 농가에서도 점차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해 무리하게 제철보다 앞당긴 식품들을 내놓았습니다. 맹목적인 소비와 그에 따라 형성된 시장가치가 결국 식품 안전성을 해치게 된 셈인데요. 로컬푸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거리를 좁힘으로써 안전성, 친환경, 경제성 세 가지 측면 모두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 전반을 의미합니다. 비단 지역 생산물의 소비만을 가리키는 용어는 아니지요.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한 먹거리 위기에 여러 국가에서 로컬푸드 운동이 진행되었는데요. 다양한 방식의 로컬푸드 운동의 전개 방식 속에서 드러나는 공통점은 생산의 측면에서 유기농업 운동이 일어나고, 유통의 측면에서 도농 상생 관계가 조직되며, 먹거리 문제에 민감한 여성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흐름은 한국 로컬푸드 역사에서도 나타납니다. 7, 80년대 유기농업운동에 이어 90년대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운동이 진행되며 도농 상생의 관계망을 구축하는 흐름이 만들어졌지요.
 
그러나 소비자는 대도시에, 생산자는 농촌에 있다는 한계로 인해 2005년 이후 지역 로컬푸드 인프라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정책을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선 로컬푸드 운동이 맺은 결실이기도 했지만, 농업 인구가 줄어들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제불황이 함께 오면서 농촌 지역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것도 정책 도입의 배경이었습니다. 농촌의 위기는 곧 나라의 농수산물 먹거리 위기로 이어지니까요. 로컬푸드 인프라 구축은 지역 내 양질의 먹거리를 보장하고, 고령층 중소농업 인구에게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며 이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지역 내에서 선순환하도록 하여 농촌의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 

2015년 농산물 직거래법이 도입되고 2018년부터 지역 푸드플랜이 실행되면서 지금은 전국 각지에 먹거리 통합지원센터가 만들어졌고, 지자체들도 먹거리 기본권을 선언하며 통합먹거리체계를 구축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로컬푸드의 대표 성공 사례 지역인 전북 완주에는 관련 협동조합만 150여 개에 이른다고 하고요. 이러한 결실은 결국 국민이 모두 함께 누리는 먹거리 공공성의 기반이 되겠지요. 정은미 연구위원은 농촌 지역뿐 아니라 도시민들도 먹거리 기본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건강한 로컬푸드 소비가 모두의 권리가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시장에 적극적으로 관련 정책을 요구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발제 2. 로컬푸드와 함께하는 우리 삶과 미래

로컬푸드를 주제로 오랫동안 시민 활동을 해온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 허헌중 이사의 두 번째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국산 농수산물 구매율이 증가했다고 답한 사람은 27.1% 반면 수입 농수산물 구매율은 감소했다는 답변 비율이 30%를 웃돌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더는 농수산물을 해외 수입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로컬푸드는 더 중요한 의제로 떠올랐는데요. 로컬푸드에는 건강, 교육, 지역사회, 환경 등 다원적 가치가 담겨 있습니다. 또한 지역에 자립적이고 대안적인 사회경제체계를 만드는 데도 기여하지요. 기존 연구에서는 로컬푸드 인프라가 만들어질 때 지역 내에서 생산과 소비가 선순환하며 지역경제 활성화가 일어나고, 부가가치가 1.5배 늘어나며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전주시 사례에 따르면 1개 시 군당 평균 7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하네요.

환경적 측면에서도 로컬푸드의 기여는 매우 큽니다. ‘푸드마일리지’는 식품의 수송량에 수송 거리를 곱하여 식품이 유통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만들어진 탄소 배출량을 계산한 값으로 ‘탄소발자국’과도 유사한 개념입니다. 이를 통해 계산해보면 국내산 감귤 5kg대신 캘리포니아 오렌지 5kg을 소비할 때 탄소 배출량이 2.24kg이나 늘어난다고 합니다. 지역사회와 먹거리 공동체를 넘어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서도 로컬푸드는 중요한 주제입니다. 허헌중 이사는 로컬푸드 외에도 생산자와 소비자가 아닌 ‘도농 공동체’, 그리고 먹거리 기본권을 인지하고 있는 ‘먹거리 시민’과 같이 새로운 개념들을 함께 설명했습니다. 발제 제목처럼 로컬푸드를 우리 삶에 자리 잡도록 하려면 이러한 개념들을 익히고 인식을 바꿔나가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현재 국내에서 로컬푸드는 초중고 친환경 무상 학교급식, 공공 급식 등을 통해 빠르게 공급 확대 중입니다. 해외 사례를 봐도 과거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 지역에서 난 것은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의미) 운동 등을 넘어, 이제는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새로운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프랑스 아맙(AMAP, Associations pour le maintien d'une agriculture paysanne) 운동에서는 도시민들이 앞장 서 온라인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직거래를 활성화하는 연대 활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허헌중 이사는 한국에서는 향후 생산자 간 협업, 부처 간 협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발제를 마무리했습니다.

질의응답 및 소그룹 토론


발제 이후 실시간 질의응답이 진행되었는데요. 발제자 두 분뿐 아니라 관련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이재식 농촌사회복지과장과 지역에서 로컬푸드 정책을 실행 중인 춘천시 안심농식품과 김현진 팀장이 함께하여 종합적이고 풍부한 토론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실시간 채팅창에서 많은 분이 로컬푸드가 외래어라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을 주셨는데요. 이재식 과장에 따르면 ‘지역 먹거리’로 순화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 중이라고 합니다. 이에 김현진 팀장은 ‘춘천 동네 먹거리’로 칭하고 있는 사례를 공유했습니다. 

가장 시급하게 도입해야 할 정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활동가인 허헌중 이사가 소비자인 국민의 접근성을 높이는 로컬푸드 매장 마련과 생산자가 다양한 품목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획생산체계’를 마련하는 것을 꼽았습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식품판매 서비스 등 편리함이 넘치는 도시의 식품유통 시장에서 로컬푸드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들입니다. 하지만 로컬푸드 정책은 언제나 소비자와 생산자, 그리고 지구 환경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데요. 이러한 맥락에서 정은미 연구위원은 로컬푸드 매장에도 값비싼 품목이 있다는 의견에 대해, 생산자가 좋은 품질을 위해 그만큼 많은 자원을 투입한 결과라면 비싼 품목에 대해서는 제값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로컬푸드 매장은 생산자의 안전성을 높이고 유통 비용을 줄임으로써 품목 가격이 품질 대비 저렴하다는 점도 함께 짚었지요. 

2부 소그룹 토론에서는 다양한 지역의 국민 참여자들이 소비자 또는 생산자의 입장에서 줌 화상회의에 참여해 일상에서의 문제점과 대안들에 대한 경험을 나눴습니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지역에서 많은 로컬푸드 사업 연계 기회가 있음에도 부처 간 협업이 안 되어서 시행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며 통합 체계를 구축해 협업이 잘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로컬푸드 유통 거점을 마련하는 데 대해서는 관리비 문제를 두고 찬반 토론이 이어졌어요. 또 로컬푸드 매장이 싸고 신선할 뿐 아니라, 생각보다 소포장 제품도 많아서 1, 2인 가구에도 편리했다는 소비자 경험도 공유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로컬푸드 정책이 더 잘 홍보되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많은 공감이 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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