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055] 알로하로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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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04-16 조회수 700
지역생활실험실@055

따르릉 055

알로하로컬 편.

'따르릉 055'는 경남의 새로움을 발견하고 활력을 만드는 지역생활실험실@055*의 연결 실험 프로젝트가 달려가는 여정을 조명합니다.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습니다.

* '지역생활실험실@055'는 경남이 가진 매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지역의 가능성을 기반으로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 간의 연결을 통해 도전을 시도하는 리빙랩 프로젝트입니다.


‘알로하로컬’, 사람들이 로컬을 접할 때 제일 먼저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에 지은 프로젝트 이름이다. 박영민 씨는 관계망을 통해 지역을 경험하고, 지역에서 살고 싶은 분들에게 거창의 물적·인적 자원을 연결하고자 일을 시작했다. 거창이라는 지역 내에 다양한 자원과 사람들을 연결해 깊이감을 조성하고 싶다는 그를 거창의 한 민가 내 파티장에서 만났다.

 

> 사교 클럽을 진행하고 있는 영민.

 

알로하로컬 프로젝트와 함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거창으로 귀농한 지 2년 차 되는 ‘알로하로컬’ 리더 박영민입니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농사짓는 ‘퍼머컬처’ 농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반나절 일손을 돕는 분들께 숙식을 제공해 주는 ‘우프호스트’이기도 합니다. ‘거창군신활력플러스사업단’과 ‘덕유산고라니들’이라는 청년농부단체에서 활동도 합니다. 청년 농부들과 단체활동을 하며 혼자 하기 힘든 지원사업도 함께 받고, 지역 장터나 프리마켓에 출점도 해보고 다양한 활동을 해볼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알로하로컬은 저보다 더 헤매고 있을 후배 귀농귀촌인들과 관계인구들을 위한 실험입니다. 서로에게 관심을 가질 때, 연결이 갖는 힘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고민 상담사처럼 다양한 분들을 만나보면서 그들의 고민을 물어보고, 주변에 알려서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미흡한 것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고민 해결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약 두 달 동안 20가지 15여 명의 고민을 만나보았습니다. 연결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로 준비한 사교클럽도 진행했습니다.

 

어떤 고민을 함께 해결해 보셨나요?

 포도 농사가 처음이라 헤매고 있는 50대 초보 농부에게 베테랑 40대 포도 농부를 소개하고 상담받을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또 주변의 청년들과 어울리고 싶어 하는 30대 친구에게 2030으로 이루어진 단체를 소개해서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학으로 거창을 떠나지만, 차후에 귀향을 희망하는 10대 학생들의 고민도 들어줬는데, 이들의 고민은 향후 5년에서 20년 사이에 제가 해결해야 할 고민이 될 겁니다. 품앗이가 필요한 60대에게 품앗이를 잡아주었고, 기술력은 있지만 사업화에 막힌 60대에게 장터 출점으로 물꼬를 틔웠습니다. 귀농지역을 고민 중인 30대 청년 부부와, 40대 청년 부부에게 거창을 소개하는 투어도 예정하고 있습니다.

 

> 거창에서 진행된 사교 클럽 현장.

 

거창에서 진행된 사교클럽 행사, 직접 한 번 소개해주시겠어요? .

저처럼 지역으로 들어와 활동하는 농부와 활동가 등을 연결 해주는 행사였습니다. 아무래도 다들 활동이나 사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사업교류를 줄여 ‘사교클럽’이라고 이름 지어 개최했습니다. 생각보다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초기에 예상했던 30명 규모가 아닌 80명 규모로 진행됐습니다. 거창의 수승대 축제극장에서 오후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저녁엔 수승대 맞은편의 황산한옥마을로 이동해서 네트워킹과 갖가지 공연, 이벤트 등을 진행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문화해설사와 함께 마을과 수승대, 출렁다리까지 주변 일대를 해설과 함께 산책하는 시간도 가지고 마무리했습니다. 대략 24개 지역의 61개 팀, 80여 명이 다녀갔습니다.

 

경상남도는 영민님께 어떤 의미의 공간인가요?

개인적으로 제게 경상남도는 재밌고 감사한 공간입니다. 제 존재의 시작이기도 하고, 프로젝트의 시작이 되어줬기도 합니다. 맘껏 경험하게 해주고, 가르침을 주는 곳 같습니다. 기쁨만 있었던 게 아니라 더 진한 삶을 가르쳐주는 마음의 고향입니다. 진주에서 살 때의 도시의 삶과 함양에서 살 때의 농촌에서의 삶은 제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도시에서는 학교와 학습지, 학원으로 교육에 집중되었던 삶을 살았고요. 농촌에서는 이웃 어른들과 친구들과 자연과 주로 교류하였던 삶이었습니다. 상반된 두 가지의 환경은 저에게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 변화로 인해 자연과 친숙해졌고 사람들에게 더 잘 다가갈 수 있게 됐습니다. 지역이라 더 깊게 밀착해 이루어지는 많은 연결에서 오는 경험들은 삶의 터닝포인트가 되기도 했답니다.

 

> 모르는 서로가 연결돼 공동체가 됐다.

 

프로젝트에서 가장 기대했던 연결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 연결이 지금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지역 내에서 따로 활동하는 분들과, 각지에서 따로 활동하는 청년들의 연결을 가장 기대했었습니다. 사교 클럽 행사가 그동안 연결한 결과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 기간 이후에도 연결을 지원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희망하는 연결이 있으신가요?

프로젝트를 진행할수록 사람들이 고민을 좀 더 쉽게 털어놓는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해결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냥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자본에 많이 초점이 맞추어진 현대 사회이기 때문에, 당장 돈이 되지 않는 부분들은 서로의 관심으로 채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고민은 계속될 것이기에, 프로젝트를 계속하려고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해보니 소소한 연결뿐만 아니라, 큰 연결까지 모든 활동에는 재정적인 부분이 빠지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만 움직이면 돈인 줄 알았더니, 지방이 더한 것 같았습니다. 지원이 있다면 좀 더 활발하게 프로젝트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제가 주로 머무는 거창 위주로 연결을 시도했지만, 점진적으로 지역을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행정구역에 갇혀서 산다는 인식을 받습니다. 행정에서 머쓱해할 정도로 지역들을 마구 연결하고 싶습니다.

 

알로하로컬은 어떻게 세대와 지역을 연결했나요?

이번 프로젝트로 세대를 연결하고 지역을 연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확신하게 됐습니다. 저의 성향과 활동력, 그리고 함께 해준 동료들 덕분에 가능했던 연결이었습니다. 제가 주로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게 교류하는 평소 생활 덕분에 다양한 세대의 고민을 모두 들어볼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주로 서울과 거창을 오가는 제 삶, 강원도로 교육받으러 가는 열정, 익산으로 괴산으로 네트워킹하러 가는 활동력, 그리고 낯을 가리지 않는 성격 탓에 지역 사회에 후원 호소도 대놓고 많이 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는 다양한 연결이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사교 클럽을 준비하는 과정에는 동료들의 지원이 컸습니다.

 

다른 팀과의 연결을 시도해 보거나, 연결이 이루어졌던 적이 있나요?

사실 비슷한 고민이나 관심사를 가진 팀들이 많아서 진심으로 연결하고 싶은 팀들이 많았습니다. 남해에서 프로젝트 선정자와 미선정자가 섞여서 만남을 시도 하기도 했으나 프로젝트 일정과 연초 일정으로 인해 오프라인 연결이 무산되었습니다. 팀 대부분에 관심이 있으나 부득이하게 프로젝트가 끝나야 한숨을 돌리고 다시 연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무르익어가는 사교 클럽 현장.

 

본업을 저버리고 무리하게 진행했다고 하셨는데, 그럼에도 알로하로컬이 영민님께 의미가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긴 학업과 직장생활, 연애 등 여러 생활 속에서 제가 애썼던 많은 일들을 부질없게 느낀 적이 많았습니다. 내가 잘 살려면 주변과 함께 잘 살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시작은 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처럼 헤매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던 이 실험이 단순히 짧은 실험에 그칠 게 아니길 바랍니다. 모두에게 필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글, 사진 : 차종관
대학언론인, 기자 이후의 삶을 모색 중인 청년. 언젠가 문제해결 비즈니스를 일굴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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