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고흥지역문화포럼] 2. 더 깊고 넓은 연결의 장에서 나눈 6가지 로컬 이야기 | 라운드 테이블 현장

데모스X
발행일 2024.01.15. 조회수 27
지역문화컨퍼런스

더 깊고 넓은 연결의 장에서 나눈 6가지 로컬 이야기
라운드테이블 현장

* 본 게시물은 "지역문화컨퍼런스 in 고흥" 플랫폼에 업로드 된 현장 기록을 스크랩한 것임을 알립니다.


“저는 지역의 가치가 ‘실비집’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양한 밑반찬과 음식들이 하나하나 맛있기도 하지만 그것들이 한데 어우러지며 맛을 내기도 하잖아요. 실비집은 집집마다 개성도 다르고요. 가게에서 만나는 관계도 중요하죠. 지역도 그렇지 않을까요?” -라운드 테이블 중 신세연(강원도 원주 옆집사람 주식회사) 씨의 말
“동감합니다. 각각의 도시가 가진 특색이 곧 로컬의 가치라고 생각해요. 발을 딛고 사는 동네가 가진 고유한 자원을 발견하는 게 그래서 중요한 일일 테고요. 그렇게 발견한 자원을 어떤 관점으로 볼 것인지도 함께 고민해야겠죠.” - 라운드 테이블 중 김나은(전북 군산 우만컴퍼니) 씨의 말

참가자 모두가 마이크를 들고 이야기를 나눈 데 이어 몇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 토론 ‘라운드 테이블’ 시간이 펼쳐졌다. 팀당 10명~15명 남짓 둘러앉은 참가자들은 오늘 처음 만난 이들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열띤 토론을 이어갔는데, △연결의 중요성 △지역에서의 고립감과 외로움 해결법 △관계 네트워크 △로컬의 가치 등을 이야기하는 총 6개 라운드 테이블로 진행됐다. 지역문화생산자들이 말하는 ‘로컬의 미래를 만들기 위한 제안’이 큰 주제인 만큼,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밖에 없는 고민과 화두였을 터. 그랬기에 서로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며 경험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모습 역시 어렵지 않게 목격됐다.
약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라운드 테이블 후 그 내용을 공유하는 것으로 포럼의 마지막 장이 채워졌다. “다양한 세대의 이야기를 나눌 필요”를 비롯해 “서로의 존재를 드러낼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의 중요성이 라운드 테이블에서 도출된 문장으로 정리됐다. “지역 활동에서 간혹 외로움을 느낄 때도 있는데 이곳에 함께 모여 대화하는 동안 힘을 얻었다”며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도 덧붙여졌다. 그런가 하면 “가치를 향한 활동에 매몰돼 내 삶을 깎아 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자신을 좀 더 챙길 수 있어야 한다”는, 지역문화생산자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도 나왔다.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 자체를 세세하게 보고 이들의 이야기를 품는 것이 곧 로컬의 가치”라는, 이날 포럼을 관통하는 내용도 있었다.

고흥군문화도시센터와 함께 포럼을 기획하고 운영한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안연정 CSO는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참가자들의 이야기로 꽉 채우는 행사가 또 있었을까 싶다”며 “‘나’에서 시작한 지역 이야기를 ‘우리’가 함께 마무리하며 앞일을 더욱 기대하고 기다리게 됐다”고 평했다. 그는 “존중과 평등, 경청과 이해, 배려와 공감을 바탕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잘 듣고 신이 나서 돌아가는 그런 자리를 참가자들이 함께 만들어 주신 데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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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이야기 한 번에 모으고 한 눈에 정리한 ‘빠띠 타운홀’

고흥지역문화포럼 현장 참가자 의견 모아
토론 기능 활성화한 타운홀 눈길
이번 포럼에서는 ‘타운홀(https://townhall.kr/)’이라는 디지털 툴이 사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번 포럼을 함께 기획한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의 ‘타운홀’을 통해 참가자들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모으고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확인할 수 있게 한 것.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해 시민주도 공론장을 만드는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의 특장점을 이번 포럼에서도 함께 누릴 수 있던 셈이다.

‘고흥에게 하고 싶은 말, 묻고 싶은 말’부터 ‘내가 만들고 싶은, 지키고 싶은 로컬의 가치’를 묻는 질문, ‘로컬의 미래 함께 만들기를 위한 제안’ 등 다양한 대화와 연결을 위한 이야기가 포럼 현장과 온라인을 통해 동시에 오고갔다. 특히 타운홀에 모여진 이야기를 통해 현재 지역 문화 현장의 고민과 흐름을 짐작할 수 있다는 데서도 의미가 있었다.

▪ 지역문화생산자들이 지키고 싶은 로컬의 가치는?
지역 문화 현장을 지키는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전체 참가자 중 48명이 응답한 ‘내가 만들고 싶은, 지키고 싶은 로컬의 가치는 무엇인가요?’란 질문에 ‘자연환경’이라는 답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16명). 농어업(4명), 바다(4명), 바닷가(3명), 건강한 생태계(2명), 숲(2명), 갯벌(1명) 등의 ‘자연환경’과 같은 범주에서도 참가자들의 응답이 눈에 띄었다.
자연환경 다음으로는 ‘다양성(11명)’, ‘사람(11명)’, ‘공동체(10명)’, ‘관계(9명)’ 등도 참가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로컬의 가치로 확인됐다.
 
▪ 개인을 넘어 공동체와 지역을 고민하는 이야기들
‘로컬의 미래 함께 만들기를 위한 제안’에서는 앞선 질문(‘지키고 싶은 로컬의 가치’)의 ‘다양성’, ‘사람’, ‘공동체’, ‘관계’ 등의 답변과 연관된 의견이 다수를 이루었다. 구체적인 활동 제안부터 그 지향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었는데, 무엇보다 지역문화생산자 개개인의 고민을 공유했다는 점에서 서로에게 주는 의미도 남달랐을 터.

‘각 세대의 생각과 문화를 교류하는 수업을 만들어보자(제안자 채수인)’, ‘1인가구 밥상공동체 활동을 통해 가치 있는 일 혹은 재미있는 일을 도모해보자(래)’, ‘지역 어린이와 청소년이 존재감을 펼칠 수 있는 공동 예술단 운영(초록누룽지)’ 등을 비롯해 ‘저마다 다른 개인이 지역 공유재로서 성장하도록 돕는 커뮤니티 양성사업(올리브숲)’을 제안하거나 ‘서로 교류하고 연결될 수 있는 재미난 협업 실험 프로젝트(람시)’에 대한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행정구역에 얽매이지 않고 네트워크를 형성해 서로 성장하고 행복을 찾아가는 힘을 나눴으면 한다(월루)’는 의견부터 ‘선주민과 이주민의 관계적 한계를 벗어나 공동의 가치를 같이 추구하고 얘기하는 공론장(희서)’을 만들어 가자는 제안, ‘로컬에 함께 살아가지만 가려진 인간동물, 비인간동물을 다양한 문화적 방법으로 드러내고 알리자(제이)’는 이야기까지 개인뿐 아니라 인간과 생태공동체를 두루 아우르는 시각도 확인할 수 있었다.

‘로컬’이 ‘사업화’되면서 지역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대상화’를 염두에 둔 듯한 답변도 눈에 띄었다. ‘내가 사는 땅의 내력과 시간과 사람 사이의 인과관계를 먼저 알아내고 이를 지속해온 내적 힘에 공감하며 그 지역의 조건에 순응 혹은 도발하며 힘을 보태어 살아가면 좋겠다(새터)’는 답은 지역 문화 현장에 발담은 이들이라면 한 번쯤 돌아봤을 고민일 테다.

한편 이렇게 정리된 이야기는 향후 고흥의 문화 사업 방향을 잡아가는 토대가 될 예정이다. 고흥군문화도시센터 김주열 센터장은 “타운홀을 통해 모아진 여러 이야기는 고흥에서 이후 문화 관련 사업을 진행할 때 참고내용으로 활용하게 될 것 같다”며 “포럼 참가자들의 귀한 답변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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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사진 | 박누리(월간옥이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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