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사람 양치하는 소리에 깨지 않고 싶어요

도란
발행일 2024-04-16 조회수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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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옆집 아저씨는 평일 아침 6시30분 출근준비를 합니다. 카악 퉤, 양치하는 소리에 저도 잠에서 깹니다. 저는 7시 반에 일어나고 싶었는데. 한 시간이 너무 아쉬워서 애써 눈을 붙여봅니다. 

저는 스포츠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축구경기가 있는 날이면, 언제 우리나라 팀의 골이 들어갔는지 소리로 알 수 있어요. 창문을 열어놓지 않아도요. 일찍 일어나야해서 애써 잠을 청하는데 벽이 시끄러워서 잠을 설칩니다. 그래도 다음 날 친구들과 '어제 두 골 넣었지?' 하고 대화할 수 있어서 좋은 걸까요? 

지금 집으로 이사 왔던 첫 날부터 뭔가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자려고 누웠는데, 집 현관문과 방 문을 누군가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거든요. 소스라치게 놀라 경계태세를 갖췄습니다. 알고보니 우리 집이 아니라 다른 집 문소리가 그렇게 생생하게 들려온 것이었더라구요. 이제는 문 여닫는 소리가 들려도 그러려니 합니다. 언젠가 진짜가 나타나면 어떡하죠? 안전불감증이 생긴 것 같기도 해요.

 

저는 지금까지 열 군데가 넘는 집에 살아봤습니다. 살아본 집들 중 지금 사는 집은 최근에 지어진 편입니다.  그런데 방음 정도는 그 중에서 가장 열악합니다.

최근에 지어졌으면 예전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집을 지을 수 없었던 걸까요? 왜 예전에 지어진 집보다 더 방음이 안되는 집이 지어지고 있는 걸까요? 

 

왜 우리의 주거는 더 나아지지 못하고, 더 악화되는 걸까요?

옆집 아저씨의 양치 소리에 깨지 않아도 되는 집에 살고 싶습니다. 

점점 더 악화되는 주거환경이 아닌, 더 나아지는 주거환경이 있는 사회에 살고 싶습니다. 최소한의 안정감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주거환경에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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