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보고] 탄소중립, 우리는 누구에게 무엇을 요구해야 할까?

데모스X
발행일 2023-03-18 조회수 574
기후정의 들썩들썩떠들썩

들썩들썩떠들썩은 우리 곁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많은 시민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함께 살아남는 법'을 찾기위한 작은 공론장입니다. 매회 시의성있는 주제로 시민들과 공론장을 열고 대안을 모색합니다. 이번 주제는 '탄소중립'입니다. 

사업 개요
  • [사업명] 들썩들썩떠들썩 <탄소중립, 정치로 풀자
  • [유형] 공론장
  • [기간] 2023년 3월 8일
  • [주제] 탄소중립, 거버넌스
  • [대상] 주제에 관심있는 시민 누구나
  • [주최·주관]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주관, Open Society Foundation 후원

지난 3월 8일, 들썩들썩떠들썩 두 번째 주제 ‘이동권 보장, 함께 나누어야 할 이야기’에 이어 세 번째 주제인 ‘탄소중립, 정치로 풀자’ 공론장이 열렸습니다. ‘탄소중립’은 개인, 회사, 단체 등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의미로, ‘탄소제로(Carbon Zero)’라고도 하는데요. 최근 들어 탄소중립과 관련한 이야기를 일상 속에서 많이 듣게 되었지만, 정부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무엇을 진행하고 있고, 실천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알기 어렵습니다. 기상이변과 기후위기는 시민들의 일상에서 밀접한 문제이지만, 실제로 우리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선뜻 말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빠띠는 탄소중립의 개념과 정치•제도적 현황 정보를 알기 쉽게 정리하고,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공론장을 기획하였습니다.

발제1. 정부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첫 번째 발제는 로컬에너지랩 대표 신근정 님이 ‘정부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요. 한국 정부 탄소중립 • 녹색성장 비전과 추진전략의 큰 흐름을 살펴보며, 에너지 전환의 과정에서 시민들이 함께 해야 할 과제와 정부를 향해 요구할 수 있는 작고 큰 실천 방안들을 정리해주었습니다.

정보공개청구, 열린 민원실 게시판 활용, 정치인의 SNS에 의견 전달 등 ‘개인의 차원’에서 당장 시도해볼 수 있는 일부터 주민자치회, 기후위기 관련 단체 활동 참여 등 ‘조직의 차원’에서 개인이 기여할 수 있는 일까지. 신근정 님은 ‘행정의 가장 기본 단위는 동이기 때문에 주민자치에서부터 참여와 행동을 시작하는 순간 당신이 이미 지역리더입니다!’라고 강조하며, 탄소중립을 위해 무엇부터 해야할지 어려워하는 분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알려주었습니다.

발제2. 국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두 번째 발제는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 이유진 님이 ‘국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주었습니다. 그동안 기후위기와 관련하여 많은 시민들이 목소리 내었으나, 그 목소리가 정치에 잘 반영되지 않는 상황을 날카롭게 지적하셨는데요. 이유진 님은 지난 대선에서 ‘기후위기는 공공의 책임이다’라는 입장을 가진 후보자들은 당선되지 못했던 것을 짚으며, 선거 제도를 비롯하여 정치 개혁이 필요함을 강조하였습니다.

이에 입법권과 재정 감시 역할을 하는 국회를 어떻게 시민들이 활용할지 초점을 맞추자고 이야기 해주셨는데요. 21대 국회의 기후위기 대응 의정 활동을 모니터링한 ‘그린뉴딜 시민행동’, 신규 석탄발전소 철회를 위한 ‘탈석탄법 제정에 관한 국민청원’ 등의 사례를 들며, 시민들의 집단적인 행동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로 마무리하였습니다.

발제3. 정의로운 전환, 지역별 책임과 부담

마지막 발제는 사단법인 넥스트 미디어 총괄 윤지로 님이 ‘정의로운 전환, 지역별 책임과 부담’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주었습니다. 만약 기후위기에 기업들이 대응하지 못한다면 기업이 도산하게 되고, 그것이 노동자들의 실직으로 연결되며, 결과적으로 지역사회의 위기까지 연결되는데요. 윤지로 님은 기후위기를 대응하지 못했을 때 예상되는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기업의 저탄소 산업 전환이 시급하다고 언급하였습니다.

기후 변화 문제는 크게 온실가스 ‘감축’ 의무, 고령화와 평균 기온 상승에 대한 ‘적응’이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구분되는데요. 지역별로 발전소 의존도, 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양, 고령인구 비율과 인구당 의료기관 수, 기온 상승 폭이 제각기 다른 상황에서 지역 간 격차가 존재합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감축’과 ‘적응’ 과정에서 지역별로 위험도가 다른 것이지요. 대규모 인프라를 보유하고 인구 밀도가 높은 수도권 지역에서는 소비가 많은 한 편,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소비보다 에너지 생산과 산업공정 배출량이 높은 상황입니다.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생산’과 더불어 ‘소비’의 관점에서도 고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로 발제를 마무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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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그룹 토론 : 우리는 누구에게 무엇을 요구해야 할까?

발제가 끝나고 이어지는 소그룹 토론에서는 국회, 정부, 정의로운 전환 세 가지 키워드로 그룹을 나누어 진행하였습니다. ‘탄소중립에서 배제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정부/국회/사회구성원에게 요구 혹은 요청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라는 두 가지 질문으로 열띈 토론이 진행되었는데요. 두 번째 질문에 대한 참여자들의 구체적인 요구와 실천은 들썩들썩떠들썩 캠페인즈 목소리 모으기에 기록하였습니다.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 도시에서 토론하는 내용을 듣다 보면 농촌 지역의 상황과 괴리감이 많이 듭니다. 저희 할머니께서는 예전에는 고추를 말릴 때 햇빛에 말렸는데, 지금은 전기 건조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말릴 수가 없어졌습니다. 자급자족하고 에너지 소비가 거의 없어서 탄소배출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 저희 할머니 같은 농민 분들은 이런 탄소중립 실현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탄소중립에서 배제되고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기후 문제로 인해 영향을 받는 생명, 동물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석탄발전소 노동자, 건설 노동자, 배달직 등 빠른 전환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일자리를 위협 받는 노동자들이 배제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탄소중립과 관련한 정보를 확인하고 관심 갖기 어려운 시민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탄소중립과 관련한 공론장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청소년, 장애인, 장년층 등 모든 주체들이 배제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국회/사회구성원에게 무엇을 요구 혹은 요청해야 할까요?

목소리 모으기 캠페인의 팻말들을 살펴보면, 시민의 역할과 행동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공통적으로 보입니다. 국회, 정부 등 대상마다 요구하는 것들은 다르지만, 대체로 정책이 실제로 집행되는 과정을 시민으로서 지켜보아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시는 것 같습니다.

🙌 들썩들썩떠들썩 캠페인즈 목소리 모으기 참여하기

📣 파탄에 빠진 '국가 탄소중립기본계획' 최소한의 기준을 요구합니다 📣

  • 정부는 3월 22일 공청회 5일전인 3월 17일까지 국민의 의견을 받겠다고 합니다. (초안도 공개 안했으면서요!)
  • 탄소중립기본계획에 반드시 담겨야 할 내용에 대한 의견과 함께, 탄소중립기본계획이 똑바로 세워지도록 심의 의결할 책임이 있는 국가탄소중립위원회와 "기후위기대응 관련 예산 편성을 지원하고 법제도를 개편"하는 역할을 해야 할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에 약속된 역할을 하도록 요구합니다.

빠띠 크루 조아가 본 ‘탄소중립, 정치로 풀자’ 공론장

이번 공론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토론하며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들 덕분에 탄소중립과 기후정의에 대해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참여했던 소그룹 토론에서 최근 난방비 인상 이슈를 보며, 탄소세 도입의 명과 암을 간접적으로 경험했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필연적인 일이고, 미래 세대를 위해 현재 세대가 부담을 많이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1인가구, 취약계층의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는데, 이를 위한 대책이 반드시 논의되어야 할 것입니다.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서 현 상황에서는 탄소중립으로 인한 탄소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불가능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당장의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답답하더라도,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낙관적인 태도로 작은 일들을 실천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 편으로 왜 일이 계속 커지도록 방치한 것인지, 지금의 젊은 세대들 중에 기성 세대를 원망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현 세대가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젊은 세대가 기성 세대가 되었을 때, 미래 세대의 원망을 들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누군가를 탓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문제를 문제라고 인식했다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저보다 먼저 탄소중립, 기후정의를 고민해오신 동료 시민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이번 공론장을 계기로 앞으로 더 관심 가지고 공부하면서 함께 목소리 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탄소중립, 정치로 풀자’ 공론장 이후 더 적극적인 시민으로서 탄소중립 과정에 참여하고 싶다면, 이번 공론장의 공동 주최인 로컬에너지랩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에 참여해주세요! 아래에 있는 링크로 들어가시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글ㅣ조아
공론장팀 활동가(joah@parti.c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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