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이야기

더 많은 사회적 대화와 협력을 꿈꾸며, 데모스X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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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서울 이야기
[민주주의서울] 4화 빠띠와 함께하기에 딱 좋은 순간

이 시리즈는 빠띠가 만들어낸, 서울의 일상 속 민주주의의 탄생기입니다. 그의 이름은 민주주의 서울. 줄여서 민서. 우리의 이야기는 광화문 광장이 촛불을 든 수백만의 시민들로 채워지고 난 후인, 2017년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인생에는 풀어야 할 문제가 참 많습니다. 오늘 저녁 메뉴처럼 사소한 것 부터 장래 진로처럼 중요한 일까지 크고 작은 문제들이 우리 삶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 문제들은 대체로 나의 숙제입니다. 이번 주말에 종일 집에서 잠을 자며 휴식을 취할지, 한강에 가서 따릉이를 타며 여유를 즐길지를 정하는 건 순 나의 몫이죠. 같이 놀러가지 않겠느냐고 친구의 옆구리를 찔러볼 수는 있겠지만, 다른 사람에게 대신 결정해 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내 시간을 어떻게 쓸지는 나만이 정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더러 어떤 문제들은 완전히 공적인 문제일 때도 있습니다. 길을 걷다 신호등이 고장났다는 걸 발견하면 관련된 정부기관에 신고를 해야겠죠. (팁. 안전신문고 앱을 이용하면 편리합니다.) 공공의 안전이나 편리함과 관련된 문제들은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공기관에서 책임지고 관리하고 있으니까요. 내 것도 네 것도 아닌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그런데 세상에 이렇게 명확히 구분되는 문제만 있는 건 아닙니다. 내 몫인지, 네 몫인지, 우리 모두의 몫인지 헷갈리는 문제들도 수없이 많지요. 사무실의 주인없는 화분이 누구도 돌보지 않아 서서히 시들어가는 걸 본 경험이 있나요? 공유주방의 냉장고에 상한 음식이 쌓이는 경험은요? 이런 문제들은 누군가가 “우리 공통의 책임이니까 어떻게 할 지 함께 정하자”고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이타적인 사람 몇몇이 희생하는 건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고요. 서울에도 이런 문제들이 수없이 많이 있습니다. 꼭 누구의 책임이라고 콕집어 말하기 어려운 문제들. 사무실 화분들을 살리는 일보다 쉽지 않습니다.   예컨대 길고양이들의 안전과 생명이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발견한 사람은 누구와 논의를 시작해볼 수...

2023-04-13

민주주의 서울 이야기
[민주주의서울] 3화. 민서는 자란다 : 제안의 통로에서 시민의 공론장으로

이 시리즈는 빠띠가 만들어낸, 서울의 일상 속 민주주의의 탄생기입니다. 그의 이름은 민주주의 서울. 줄여서 민서. 우리의 이야기는 광화문 광장이 촛불을 든 수백만의 시민들로 채워지고 난 후인, 2017년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민주주의 서울의 웹사이트에서 서울시 담당자들이 주로 하는 일은 공감 갯수가 50개가 넘어가는 시민제안에 답변을 하는 일입니다. 보통 “시정에 관심을 가져주신 000님 감사합니다.”로 시작하는 이 답변들은 다음 단계를 약속하기도,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서울시는 늘 답변만 해야 하는 걸까? 서울시도 시민들에게 먼저 묻고 싶은 질문이 있지 않을까? 지난 이야기에서 시민들의 제안을 듣기 위해 오프라인으로 나섰던 빠띠가, 이제는 서울시의 질문을 들어보기로 합니다.   서울시가 묻습니다 2018년 봄, 빠띠는 “시민제안” 메뉴 옆에 “서울시가 묻습니다” 메뉴를 만들었습니다. 이 링크를 클릭하면 그 동안 서울시가 정책을 실행하기 전에 시민들의 의견을 구한 질문들이 차례대로 나타납니다. 찬성과 반대를 묻는 투표형 질문도 있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열어두고 의견을 구하는 토론형 질문도 있네요. 어떤 내용을 물어볼지 정하는 일만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빠띠는 서울시의 질문을 시민들에게 전하기 위해 이슈의 배경 정보와 찬성, 반대 양측의 의견을 함께 보여주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문제에 대해 의견을 가지려면 당연히 정보가 있어야 하니까요. 물론 판단은 시민의 몫입니다. 처음에는 글로 정보를 전달했지만 얼마 안가 한눈에 맥락을 파악할 수 있도록 카드뉴스 이미지로 바뀌었어요. 덕분에 스마트폰의 스크롤을 내리며 왜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지, 찬성과 반대의 이유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없는 사람도 토론에 참여할 수 있을 때 민주주의는 조금 더 나아지겠지요.     공론장이라는 과정 시민이 제안하고 서울시가 응답하고, 서울시가 묻고 시민이 답하는 민주주의 서울....

2023-04-13

민주주의 서울 이야기
[민주주의서울] 2화. 민서와의 만남 : 서울 제안가, 당신의 일상을 들려줘!

이 시리즈는 빠띠가 만들어낸, 서울의 일상 속 민주주의의 탄생기입니다. 그의 이름은 민주주의 서울. 줄여서 민서. 우리의 이야기는 광화문 광장이 촛불을 든 수백만의 시민들로 채워지고 난 후인, 2017년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여러분은 같은 도시에 함께 살고 있는 이웃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사실 서울을 살아가는 우리는, 바로 옆집에 사는 서로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곤 하죠. 어쩌면 하나의 도시에 함께 산다기보다, 수백만의 서로 다른 일상들이 교차되며 하나의 도시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표현이 진실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어요. 이 말인즉,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는, 보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는 일상의 수많은 이야기들로 가득하다는 것입니다. 이 시리즈는 빠띠가 서울시와 함께 만들어 서울에서 막 자라나고 있는, 어린 민주주의의 탄생기입니다. 그의 이름은 민주주의 서울. 줄여서 민서. 지난 이야기에서 빠띠는 광장을 채운 시민들, 투표소로 향하는 시민들의 촘촘한 일상 속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키워내기 위해 민서를 탄생시켰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구요? 2017년 10월 24일, 시민들은 민서에 여섯 개의 제안을 들려주었어요. 흠, 그런데 정말 일상의 구석구석까지 민주주의를 퍼뜨리려면, 온라인을 넘어 우리가 직접 오프라인으로 나서보아도 좋지 않을까? 이번 편은 그해 겨울, 빠띠가 직접 서울 시민들을 만나러 떠난 이야기입니다. 유권자만 시민이 아니야, 투표만이 민주주의는 아니야 다시, 모두가 아는 이야기. 우리는 모두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는 시민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종종 잊어버리는 이야기도 있지요. 시민이라고 모두가 유권자는 아니라는 사실이요. 청소년들에게는 투표권이 없을뿐더러, 거기에 학생이라는 신분이 더해져 실질적인 의사표현의 자유를 제약받기도 합니다. 같은 사회에 살면서 함께 어려움을 경험하고, 심지어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는 더 밀접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시민인데도 말이죠. 하지만 빠띠는 생각합니다. 시민이라면 누구나,...

2023-04-13

민주주의 서울 이야기
[민주주의서울] 1화. 민서의 탄생 : 시민이 제안하고 결정하는 서울, 일상 속 민주주의의 시작!

이 시리즈는 빠띠가 만들어낸, 서울의 일상 속 민주주의의 탄생기입니다. 그의 이름은 민주주의 서울. 줄여서 민서. 우리의 이야기는 광화문 광장이 촛불을 든 수백만의 시민들로 채워지고 난 후인, 2017년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기억하시나요? 그 해 광장에는 새로운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자기만의 깃발을 든 시민들이 나타났고, 같은 구호를 외치다가도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의견을 표현했죠. 춤을 추는 시민도, 더 크게 화를 내는 시민도 있었습니다. 전혀 새로운 모습의 민주주의가 꽃피던 그 광장을 보며, 빠띠는 고민하게 됩니다. ‘광장에서 시민들의 표현 방식이 달라졌다면, 일상에서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일상을 바꿀 정책들을 시민이 직접 제안하고, 시민이 결정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그런데, 그게 가능할까요? 우리는 의구심이 앞섭니다. 그야 시민들이 누구나 직접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일에 참여한다면 좋겠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잖아요. 민주주의의 원리로 운영되는 국가에 살고 있어도, 언제나 모두가 다 같이 논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지금까지 제안하고, 결정하고, 집행하는 일은 따로 선출하거나, 그 일만을 하는 사람들에게 주로 맡겨오기도 했고요. (이 글의 우리는 누구냐고요? 장 볼 시간이 없어 인터넷으로 주문한 물건들의 포장 쓰레기에 마음이 조금 무거운, 누군가 두고 간 물건을 발견하면 주인을 찾아주고 싶은, 고장난 신호등을 보면 신경이 쓰이는, 그런 우리들을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키고, 우리 삶의 터전을 만들어가는 일을 누군가에게 맡기기만 하면 정말 우리에게 좋은 세상, 더 좋은 일상을 만들 수 있을까요? 사실 우리가 일을 맡긴 사람들도, 생각만큼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이나 우리들 일상의 불편과 필요를 잘 알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모든 제안과 결정을 그저 몇몇 사람들에게 떠맡기고 외면하기 보다, 우리의 이야기를 더 적극적으...

2023-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