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TBS 오픈테이블

데모스X
발행일 2019-10-17 조회수 259
교육 경기도

tbs 오픈테이블은 시민들이 직접 제시하는 사례들로 방송 프로그램 공모를 진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적합한 사례를 시민들과 함께 선정하고, 방송 관계자들과 시민들이 협업을 통한 기획에서 방영까지 이어지는 시민참여 프로젝트로 진행되었습니다.

사업 개요
  • [사업명] TBS 오픈테이블
  • [유형] 공론장
  • [기간] 2019년 10월~12월(3개월)
  • [주제] 시민참여 방송 프로그램 개발
  • [대상] 서울‧경기도에 거주하는 개인 및 모임 30명
  • [주최·주관] 영등포문화재단,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1. 시민의 방송은 어떤 방송일까?

‘시민의 방송’을 표방하는 tbs. 새로운 변화를 앞둔 시점에서, tbs는 고민했습니다. 

‘과연 ‘시민의 방송’이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시민의 방송은 어떤 이야기를 담아내야 할까?’

tbs는 시민과 함께 그 여정의 길을 찾아나서기로 했는데요. 바로 그 고민에, 빠띠 활동가들이 함께했습니다.

 



오늘날,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하고 제작자와 시청자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며, 누구나 주체적으로 콘텐츠 기획과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플랫폼과 컨텐츠들이 기존 매체를 위협하는 요즘. 결국 미디어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이들을 표현의 주체로 불러내느냐에 달린 것은 아닐까요? 

빠띠와 tbs는 더 많은 이들의 참여로 시민이 주체가 되는 방송을 만들고자, 시민들에게 방송 기획안을 공모받아 실제 방송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는데요. 빠띠는 오픈테이블이 ‘시민의 방송’을 지향하는 tbs의 첫 시민참여 사업인만큼누구보다 시민들이 주체로 설 수 있는 사업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빠띠는 오픈테이블을 통해 단지 기획안을 선정하는 것을 넘어, 앞으로 tbs가 실현할 시민의 방송이라는 미래상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우리는 시민들에게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방송, 공익적 가치를 담는 방송, 참신하면서도 실현가능한 방송 기획안을 공모했습니다.

공모를 올리며 ‘기획안이 과연 많이 들어올까?’ 조마조마했지만, 다행히 많은 시민들이 ‘DIY! tbs’ 공모에 참여해주셨어요. 우리는 2주 간의 온라인 공모를 통해 총 50건의 방송 기획안을 받았습니다. 시민들이 보내주신 기획안 하나하나 너무나 멋진 내용들이다보니, 오픈테이블에 함께 할 기획안을 고르는 것부터 쉽지 않았어요.

tbs는 시민의 방송을 향한 고민과 시민참여 사업의 취지에 맞는 심사기준을 만들었습니다. 공영방송으로서 사회적 가치를 담는 기획, 명확한 기획의도와 그것을 현실화할 요건을 가진 기획, 새롭고 참신하되 깊이있게 작성된 기획을 찾고자 했습니다. tbs와 빠띠 크루, 그리고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1차 선정단은 고심 끝에, 심사기준에 부합하는 총 7개의 기획안을 선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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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으로 ‘시민의 방송’을 만드는 행사로 나아갈 차례입니다. 우리는 본행사인 ‘오픈테이블’에 앞서, 시민들이 이번 사업에 담긴 시민참여의 의미를 이해하고 함께할 수 있도록, 또 각자의 기획안을 동료 참여자, 방송작가와 함께 보완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사전 워크숍을 기획했습니다.

사전 워크숍에서 처음 만나 브레인스토밍을 해야 하는 참여자들을 위해, ‘어떻게 하면 참여자들이 어색하지 않고 안전한 공간으로 느낄 수 있을까?’ 빠띠와 tbs 기획팀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습니다. 책상과 의자를 이리저리 배치해보며 우리는 시민들이 가장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을 꾸미려 했죠. 

동그란 사전 워크숍 자리배치 ©tbs

앞뒤로 나란히 앉으면 자칫 마음의 벽과 위계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 우리는 원형으로 둥글게 모여앉아 서로를 알아갈 수 있도록 했고, 적막한 회의실을 잔잔한 음악으로 채웠습니다. 포스터나 PPT를 디자인 할 때도 보는 이에게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11월 23일, 드디어 1차 심사를 통과한 시민들을 tbs 방송국으로 초청했습니다. 참여자들은 함께 지켜야 할 룰을 투표로 합의하고, 둥글게 모여앉아 서로를 소개하고, 최은하 방송작가님의 기획안 작성에 관한 미니 강연을 들었습니다.

우리는 작가님께도 사전에 참여자들이 무겁게 느끼지 않도록, 가능한 가볍게 생각의 실마리를 던져주는 역할를 해주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일방적인 강연이 아닌, 서로 동등한 관계에서 질문을 던지며 생각의 폭을 넓혀갈 수 있도록 말이죠. 재치 있는 말솜씨로 실제 방송되었던 프로그램의 기획안을 예시로 보여주시며 설명해주신 작가님 덕분에, 참여자들 모두 집중하며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서로에게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참여자들 ©tbs

강연이 끝난 뒤, 참여자들은 둥글게 마주앉아 각자의 기획안을 소개하고, 서로의 기획안에 대한 궁금한 점과 의견, 제안을 주고받았습니다. 작가님 역시 함께 둥글게 앉아 이야기를 나눴어요. 사려깊지만 날카로운 생각들이 서로의 아이디어를 다듬어주었습니다. 참여자들은 끝으로 팀별로 모여 논의하며 기획안을 보완했습니다. 오픈테이블 전까지 수정보완한 기획안을 토대로, 오픈테이블에서는 1회차 방송 프로그램의 세부 구성안을 발전시키고, 이를 다른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며 상호 심사하기로 했습니다.

1회차 구성안을 모두에게 발표해야 하는 오픈테이블 기획 역시 사려깊은 접근이 필수였습니다. 우리는 오픈테이블을 참여 시민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서로 함께하는 축제의 자리임은 물론, 부담없이 각자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안전한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 애썼습니다.

빠띠는 오픈테이블 행사를 위해 4~5 곳의 장소 후보지를 알아보고 직접 답사하며 선정했어요. 딱딱한 책상과 의자만이 아닌, 푹신한 쇼파와 따뜻한 조명으로 아늑하게 꾸며진 공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장소 선정이나 공간 배치를 할 때, 언제나 ‘시민들이 얼마나 공간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낄 수 있을까?’를 염두에 두었습니다. 누구나 가장 편안한 분위기에서 비로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장소부터 행사 기획까지 오픈테이블을 통해 시민들을 만날 준비를 진행한 빠띠와 tbs. 과연 시민들과 함께한 오픈테이블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오픈테이블에 참여한 시민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요?

#2. 드디어, 오픈테이블에서 시민과 만나다!  

2019년 12월 14일, 드디어 오픈테이블 행사가 열렸습니다. 마치 연말 시상식처럼 행사장 초입에 포토월을 설치해 참여자들의 사진을 찍어드렸어요. 모두가 오늘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포토월 배경에는 참여 팀의 이름을 넣어, 찾는 재미까지 담았답니다. 참여자들은 포토월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찾으며 즐거워했어요.

포토월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참여자들 ©tbs

드디어, 모두의 박수와 함께 ‘DIY! tbs’ 오픈테이블 행사가 시작됩니다. 간단한 행사 소개와 더불어 굳어 있던 머리를 풀어 줄 아이스브레이킹, 재미있는 ‘tbs 골든벨’ 퀴즈 시간입니다. tbs에 관한 고난이도(?)의 문제들을 팀별로 함께 맞추고, 가장 많이 맞춘 팀은 멋진 선물도 받았답니다. 덕분에 모두가 굳었던 마음을 풀고, 행사에 녹아들 수 있었어요.

다음은 참여자들이 어렵지 않게 방송 1회차 구성안을 작성하고 발표할 수 있도록, tbs의 이윤정 작가님을 모시고 충실하고 완성도 있는 구성안을 작성하는 노하우를 들었습니다. 작가님은 참여자들이 구성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할지를 이해하고, 방송이 실제로 제작된다면 어떻게 구현될지 상상하며 모두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사전에 빠띠와 tbs가 준비한 양식을 바탕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미니토크를 경청하고 있는 참여자들 ©tbs

이제 본격적으로 1회차 구성안 PPT를 작성할 시간입니다. 참여자들은 팀별로 자유롭게 흩어져 앉아, 90여분 간 구성안 작성을 위한 논의를 시작합니다. 테이블마다 스탭이 한 명씩 조력자로 투입되어 참여자들의 구성안 작성을 도왔습니다. 참여자들은 대화 속에서 서로의 아이디어를 끌어냅니다. 참여자들은 어떻게 하면 기획의도를 모두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실제 방송이 되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며 스탭과 함께 구성안을 작성해봅니다.

이제, 팀별로 작성한 구성안을 모두에게 발표할 시간입니다. 가장 떨리는 순간, 참여자들은 한마음으로 서로를 격려하며 주의깊게 발표를 듣습니다. 

작성한 1회차 구성안 PPT를 발표하고 있는 참여자 ©tbs

참여자들은 타운홀을 통해 서로를 응원하고, 서로에게 질문을 남기고, 각자의 기획안을 심사했습니다. 창의성과 공익성, 시민참여 가능성을 기준으로, 참여자들은 서로의 기획안을 주의깊게 듣고 심사에 임했습니다.

마침내 발표된 상호 심사 결과! ‘리얼육아 아빠 육아 수다’가 1위, ‘노인이야기 나누는 동네예술가’가 2위, ‘여성이 겪은 인생의 무지개’가 3위를 차지했어요. 이날 발표된 상호심사 결과 50%와, 이후 전문가 심사 50%를 반영하여 최종 선정작을 뽑게 됩니다. 최종 결과는 tbs 재단 출범식에서 공개될 예정입니다.

그렇게 행사의 마지막 순서가 끝나고, 참여자들은 함께 소감을 나누었어요. 행사의 기획과 진행 과정에서 시민 참여를 위한 진지한 고민을 느꼈고, 스탭들의 조력이 큰 도움이 되었다는 소감과 함께 오픈테이블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행사 이후에도 참여자간의 교류와 네트워킹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남겨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행사가 끝나려는 찰나..? 몰래 온 손님! 시민들의 발표를 뒤에서 지켜본 tbs의 이강택 대표가 발표를 참관한 소감을 말씀해주셨어요. 시민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새삼 깨달을 수 있으셨다는데요. 

이강택 대표는 기획의 취지를 살려, 비록 최종 선정되지 않았더라도 오픈테이블에 참여한 모두의 기획이 최대한 방송에 반영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로 약속해주셨어요. 비록 이 프로젝트의 결과는 최종 세 팀을 선정하는 것이지만, 우리는 행사를 기획하며 단순한 경쟁보다 함께 협업하며 교류하는 시민참여의 장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모두가 각자의 생각을 함께 나누며 상상력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했죠. 빠띠와 tbs는 그것이 시민의 방송으로서 추구해야 할 방향임에 공감했습니다.

▲ 행사를 마무리하는 참여자들 ©tbs

그렇게 빠띠와 tbs가 지난 석달의 시간 동안 한땀한땀 만들어온 ‘DIY! tbs 오픈테이블’ 행사가 끝났답니다. 빠띠와 tbs는 ‘DIY! tbs 오픈테이블’을 위해, 기획 초반부터 공모 기획, 행사 준비와 각종 실무를 위해 수없이 만나며 회의를 거듭했습니다. 무엇이 시민을 위해 더 좋을지, 어떻게 하면 시민들이 이 자리를 편안하게 느낄 수 있을지 토론하기도 했죠.

해가 중천에 떠서 만나면, 언제나 깜깜한 저녁이 되어서야 나서곤 했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함께하는 모두가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 이야기를 이어가며, 서로의 웃음으로 지치지 않을 수 있었어요. 빠띠 크루들의 열정과 생각에 공감하며 함께해주신 tbs 관계자들의 노력 덕분에, ‘시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tbs의 선명한 첫 발자국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고민과 노력이 시민들에게는 tbs에 대한 신뢰가 되고, tbs에게는 시민참여의 방향을 제시하는 선례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시민 모두가 주체로 서는 세상, 

집단지성이 모여 바꿔나가는 미래.

빠띠는 오늘도, 민주주의를 일상 곳곳에 퍼뜨리기 위해 달립니다. :)

 

✏️ 글ㅣ유한회사 빠띠데모스
출렁, 이레

🎥 사진ㅣt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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