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만 나이, 어떻게 하면 잘 정착할 수 있을까요?

데모스X
발행일 2023-05-31 조회수 490
공론장 서울특별시 열린정부

정책소통포럼 국민과 정부가 함께 일상 속 정책곽 제도를 논의하고 함께 만드는 공론장입니다. 국민의 일상이 더 편리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국민과 정부가 함께 포럼을 열고 정책, 제도, 서비스 개선 방안을 각 부처에서 반영할 수 있도록 합니다.

사업 개요
  • [사업명] 정책소통포럼
  • [유형] 공론장
  • [기간] 2023년 5월 31일
  • [주제] 만 나이
  • [대상] ‘만 나이’ 주제에 관심있는 시민, 전문가, 관계부처 
  • [주최·주관] 행정안전부 주최,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주관 

포럼 소개

한국에는 세 가지 나이가 있습니다. 첫째는 태어나자마자 한 살을 먹고 시작하는 ‘세는 나이(한국식 나이셈법)’입니다. 두 번째는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빼는 ‘연 나이’입니다. 마지막으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만 나이’입니다. 태어났을 때 0세로 시작해 매년 생일이 지날 때마다 한 살씩 더하는 셈법이지요.

나이를 계산하는 방식이 다양하다 보니 그간 각종 혼선과 분쟁이 있어 왔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법적‧사회적 나이를 ‘만 나이’로 통일하는 제도가 6월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제도 시행을 앞두고, 지난 5월 31일 “만 나이, 어떻게 하면 잘 정착할 수 있을까요?”라는 주제로 제42차 정책소통포럼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행사는 서주현 행정안전부 정부혁신기획관의 인사말로 시작되었습니다. 서주현 기획관은 올해 중요한 정부 혁신 과제 중 하나로 ‘만 나이 통일법’을 소개하며, 국민들이 행정 서비스를 이용할 때 혼란이 없도록 나이 규정을 명확히 하는 게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다음으로 방극봉 법제처 법제정책국 국장은 ‘만 나이 통일법’에 대해 상세한 소개를 해주었습니다. 이는 행정기본법과 민법상으로 ‘만 나이’가 원칙임을 규정한 법인데요. 앞으로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계약서, 법령 등에서 나이는 ‘만 나이’로 해석해야 하므로, 나이와 관련한 법적 다툼이나 사회적 혼란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방극봉 국장은 말했습니다. 또한 현재 약 60여 개 법령에 남아 있는 ‘연 나이’ 규정 법령도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구본규 법제처 법제혁신총괄팀 팀장은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가며, 변화하는 지점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발제1. 만 나이 통일 정책 추진 배경 및 정착 방안

포럼의 첫 번째 발제자인 김남철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만 나이’ 통일법을 추진하게 된 배경을 먼저 설명했습니다. 그간 나이 기준을 혼용함에 따라 사회적‧법적으로 불필요한 혼선을 빚어왔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다음과 같은 대법원 판례를 몇 가지 들어주었습니다.

만 13세 미성년자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의 나이 인식 여부를 판단할 때 '연 나이'로 본 사례(2012도7277판결), 임금피크제 적용 연령에 관해 원심에서는 "만 56세"로 판단했으나 대법원은 "만 55세"로 원심과 다르게 해석한 사례(2021두31832 판결)가 이에 해당합니다.

그렇다고 ‘만 나이’를 모든 법에서 일괄적으로 적용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만 나이를 법적, 사회적으로 통용하고 있는 외국에서는, 학령 시기 등을 따로 정해 만 나이 적용의 예외 사항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필요에 따라 '연 나이'를 기준으로 하는 특례는 존치될 예정입니다. 현재 개별법상 '연 나이'를 규정한 입법례는 청소년 보호법, 병역법, 시험응시, 조세 등의 분야에서 60여 개가 있는데요. 취학 연령처럼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집단을 구분해야 하는 경우 ‘연 나이’를 계속 적용한다고 합니다.

김남철 교수는 “궁극적으로 ‘만 나이’를 사회적으로 정착시켜, 집단이 아닌 개인을 중시하는 문화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나이를 기준으로 수직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존중받는 수평적인 사회로 나아가는 데, ‘만 나이’가 주춧돌 역할을 하길 기대해 봅니다.

발제2. 연 나이의 규정 정비 방향

두 번째 발제자인 방동희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만 나이'를 원칙적으로 사용하되 예외 사항으로 '연 나이'를 적용해야 하는 부문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펼쳤습니다.

'연 나이'를 적용하는 대표적인 규정으로 청소년 보호법과 병역법을 들 수 있습니다. 청소년 보호법에서는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부터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데요. 청소년과 관련된 형법 규정에서는 '만 나이'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정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병역법상 입영 시기는 학제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만 나이’로 나이 기준을 변경할 경우 하반기 출생자가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을 감안해, ‘연 나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만 나이' 시행으로 사업자들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신분증 제시 요구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제재 처분을 완화하거나 신분증 확인 방식을 다양화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방동희 교수는 ‘연 나이’ 규정 정비와 관련해 국민들의 의견을 적극 청취하여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질의응답 및 소그룹 토론

질의응답 시간에는 진은미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환경과 사무관, 김택로 병무청 규제개혁법무담당관실 서기관, 정상준 인사혁신처 인재정책과 사무관이 함께 자리했습니다.

‘만 나이’를 현실에 적용할 때 국민들이 마주할 수 있는 생생한 질문들이 나왔습니다. 특히 ‘연 나이’를 예외적으로 적용하는 분야에 대한 질문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 날 참여 국민은 현재 청소년 보호법과 병역법에서는 ‘연 나이’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만 나이 통일법’ 시행과 관련해 어떤 대비를 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이에 학제와 관련이 있는 분야는, 개별적으로 생일을 따져야 하는 ‘만 나이’보다는 연도에 따라 동일한 집단으로 묶어 보는 ‘연 나이’를 기준으로 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변하였습니다.

이 외에 직장 입사나 승진 또는 연금과 관련된 문의도 이어졌습니다. ‘만 나이 통일법' 시행에 대해 인사혁신처에서 준비 중인 사안에 대해 정상준 사무관은 연금 개시되는 기준이 '만 나이’이고, 이전에도 응시 자격시험을 따질 때 ‘만 나이’를 기준으로 했던 적이 있어(년도 확인 필요) ‘만 나이’로 통일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 소그룹 토론에서는 만 나이 정착을 위한 제안과 함께 나이 문화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번지수를 도로명 주소로 바꿀 때 인터넷 회원가입이나 본인 인증 제도가 큰 역할을 했던 것처럼, ‘만 나이’ 표기도 인터넷상에 기입하는 항목과 연동된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국민들의 일상에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눈에 띄었습니다.

‘만 나이’를 기준으로 하면 위계질서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김별이 님은 “한국 사회 특유의 몇 세쯤 되면 무엇을 성취해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이, 만 나이 통일법을 통해 희석되었으면 한다.”는 바람과 함께 “언니나 누나라는 호칭 대신 예쁜 이름으로 불리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습니다.

나이 기준을 통일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상식’을 통일하는 과정입니다. 세대에 따라, 정보 접근성에 따라, 문화에 따라 ‘만 나이’를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것에 대해 개개인의 반응이 다를 텐데요. 국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이 제도를 현실에 맞게 정착시키기 위한 각 부처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이날 나온 다양한 의견들은 모두 기록되어 관계부처에 전달될 예정입니다. 제43차 정책소통포럼은 2023년 7월에 열릴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신청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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